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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2017년경부터 회화와 만화 위주의 작업을 해 온 '이정'이라고 합니다. 폭력적이거나 관음적이지 않은 시선과 욕망을 상상하기 어려운 이 사회에서, 같은 여자들을 죄책감 없이 사랑하고 그리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저는 우리의 몸을 그리지 않고 우리 이야기를 하는 방식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해왔어요. 이미지의 틀은 그러한 시선과 욕망들이 교차하는 도마 같았고 그 안에 여성을 등장시킬 때면 그 형태를 해체하거나 추상화하거나 은유를 덧씌우는 식으로 대상을 숨겨야지만 그를 외모 평가 혹은 대상화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저를 지켜봐 주고 응원해주었던 주변 여성 창작자들의 따뜻한 시선으로부터, 저는 우리의 존재를 숨김없이 기록하는 방식에 대한 힌트를 얻었어요. 다음은 책에 실릴 작가노트를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팔을 베고 누운 사람의 눈동자가 움직이고 빛이 눈꺼풀에 닿아 부서지는 것을 봤어. 지금까지 이 눈에 맺히고 사라졌을 수많은 상들을 생각하면 내 눈앞의 사람만이 복잡하고 세상 모든 것이 단순해져. 그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무섭지 않은 용감한 사람이 될 수 있더라. 우리를 지나치는 수많은 순간 가운데 무엇이 그림 혹은 이야기로 남는지, 어느 순간에 웃음이 터지거나 눈물이 흐르는지에 대해 예측하는 일은 항상 조금씩 빗나가. 따라잡을 수 없이 멀어 보였던 여자들의 눈빛이 궤도를 벗어난 후 가까워질 때 나는 더 더 용감하고 선명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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